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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첫날밤의 고통을 떠올린 아네트는 훌쩍이며 라펠의 목을 좀 더 세게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젖가슴이 그에게 맞닿았지만, 수치심보단 두려움이 더 컸다. 아네트는 최대한 애처롭게 들리는 목소리로 라펠에게 부탁했다.



“안 아프게…… 해 줄 거죠? 네에?”



라펠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묘하게 제 목덜미를 안은 아네트의 팔이 불편하다고 느꼈다. 그 가늘고 부드러운 팔은 라펠이 조금만 힘을 주어도 뚝 부러질 것 같았다. 이 때문에 라펠은 조급증이 난 와중에도 성미를 누그러트렸다. 이렇게 약한 걸 거칠게 안았다간 죽어버릴지도 몰랐다.



“하는 거 봐서.”



욕망 때문에 탁해진 목소리로 라펠이 속삭였다. 그러자 달달 떨던 아네트가 천천히 그의 목덜미를 놓아주었다. 자유롭게 풀려난 라펠이 대뜸 손을 뻗어 사슴처럼 쭉 뻗은 그녀의 다리를 쓸어내렸다. 손끝에 스치는 살결의 감촉은 믿기지 않을 만큼 보드라웠다.



바르르 떠는 그녀의 피부에서, 머리칼에서 말도 안 되게 좋은 향기가 났다. 이대로 통째로 집어삼킨다 해도 비리지 않을 것 같았다. 분명 머리로는 그녀를 살살 안기로 결심했는데, 손길은 자꾸 거칠어져만 갔다.



맨 처음에는 바이에른 가의 여자를 상대로 세울 수 있을지나 의문이었는데, 지금 보니 그런 걱정은 필요가 없었다. 라펠은 이를 악물며 눈앞에 있는 아네트의 알몸을 바라보고 생각했다.



‘저런 몸을 보고도 안 서면 그게 사내새끼인가.’



아네트의 살갗은 지독하게 희어서, 꼭 설탕으로 만들어진 여자 같았다. 고개를 숙인 라펠이 그녀의 옆구리를 쓸어내리며 소담한 젖가슴을 욕심껏 빨아들였다. 처음엔 옅은 색이었던 유두가 금방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서 새빨간 열매처럼 달아올랐다. 그의 혀끝이 발기한 유두를 짓누르며 음란하게 핥아 올렸다.



“아, 흐읏…….”



아네트가 숨을 헐떡이며 몸을 비틀었다. 라펠의 단단한 치열이 그녀의 유두를 깨물며 부드럽게 질겅거렸다. 그가 혹시라도 세게 물어뜯을까 봐 두려웠지만, 한편으론 이상하게 다리 사이가 짜릿했다. 그의 입에 집요하게 농락당한 유두가 얼얼하면서도 알싸한 쾌감을 퍼트렸다.



푸딩처럼 달콤한 젖가슴을 양껏 맛본 라펠이 입술을 핥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의 새파란 눈은 차가운 색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묘하게 뜨거웠다. 아네트의 다리를 훑으며 그 살결의 감촉을 음미하던 라펠이 이윽고 그녀의 두 다리를 활짝 벌렸다.



“이건 좀 부, 부끄러워요. 라펠…….”



아네트가 울먹이며 다리를 오므리려 했다. 아직 오후라서 침실은 밝았고, 그녀의 다리 사이도 적나라하게 드러날 터였다.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눈앞이 다 빨개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신경질적으로 인상을 찌푸린 라펠은 그녀의 허벅지를 꽉 움켜쥐고 더 넓게 벌렸다.



“가만있어. 직접 봐 달라면서?”



라펠의 입에서 얄미운 이죽거림이 흘러나왔다. 순진하고 예쁜 얼굴로 눈이 튀어나오게 대담한 제안을 하던 아네트를 생각하면 그곳이 터질 것 같았다. 지금도 피가 지나치게 몰린 성기가 당장이라도 아네트의 다리 사이로 짓쳐 들어가자며 그를 부추겼다.



아네트는 라펠의 생각까진 알 수 없었지만,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꼈다. 각오하고 저지른 일이라지만, 자신의 벌어진 다리 사이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너무나 집요해서 무서울 지경이었다. 얼른 상반신을 일으킨 아네트는 그를 진정시킬 겸, 조심스럽게 라펠의 뺨과 이마에 쪽쪽 입을 맞추었다.



“……뭐 하는 짓이지? 아양이라도 떨겠단 건가?”



라펠이 이를 악물며 그녀를 도로 눕혔다. 하지만 그 음성은 아까보다 약간 누그러져 있었다. 그래, 명색이 첫 섹스인데 부드럽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였다. 라펠은 인내심을 총동원하여 그녀의 갈라진 다리 틈새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눈앞에 보이는 아네트의 음부는 청초하기 그지없었다. 발그레한 그녀의 음순은 손이라도 대면 그대로 뭉개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연약해 보였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긴장과 흥분으로 약간 촉촉해진 음부가 예쁜 색으로 반짝였다. 도무지 눈을 뗄 수 없는 장관이었다.



‘부, 부끄러워.’



수치심을 이기지 못한 아네트는 고개를 돌려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예민한 곳에서 느껴지는 라펠의 숨결이 그녀를 더더욱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는 지금 도대체 어떤 표정으로 자신의 그곳을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



이윽고 그의 집게손가락이 아네트의 좁은 꽃잎을 벌리며 그 입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아네트는 한시라도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길 바라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순간, 연약한 음부 위로 뜨거운 혀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흣! 라펠!!”



화들짝 놀란 아네트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라펠을 만류했다. 전생의 라펠은 그녀가 몸으로 로비나 하는 여자라고 오해한 상태에서 첫날밤을 거행했다. 당연히 이런 애무 따윈 해 주지도 않았고, 덕분에 아네트는 무려 3일간을 크게 앓아누워야 했다.



하지만 지금의 라펠은 좀 달랐다. 그는 아네트가 열심히 주장하던 ‘누명’에 대해 약간쯤 재고해 보는 중이었다. 만에 하나라도 그녀가 정말 그런 여자가 아니라면, 안을 충분히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라펠은 체구가 큰 편이었고 자연히 물건 또한 그만큼 늠름했으니까.



이런 라펠의 생각을 모르는 아네트는 울먹이며 얼굴을 가렸다. 그가 자신의 음부를 핥고 있다니,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았다. 심술궂은 그는 아네트가 부끄러워하면 할수록 일부러 더 크게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도톰한 질구 주위를 지분대는 혀의 감촉이 지나치게 생생했다. 음부를 몇 번 길게 핥아 올리던 혀가 이윽고 클리토리스 위를 쿡쿡 찔러왔다. 뜨거운 입술이 아예 노골적으로 클리토리스 위를 덮고서 질척하게 빨아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리 사이로 홧홧하게 열이 오르면서 저도 모르게 음부가 젖어 들었다.



“아, 으으, 흐으읏……!!”



그녀를 잔뜩 달아오르게 한 혀가 이번엔 질구를 쑤셔왔다. 탄력 있는 혀가 좁은 틈새를 파고들며 안쪽을 집요하게 핥았다. 그의 혀가 닿는 곳마다 황홀하리만큼 짜릿한 쾌감이 퍼져 나갔다. 내벽이 흐물흐물 녹아내리며 질구가 뻐끔대는 것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새 손가락 하나가 그녀의 좁은 입구를 벌리고 침입했다. 검사답게 마디가 굵은 손가락은 하나만 넣었다 빼도 충만한 쾌감을 안겨 주었다. 그것이 안쪽을 드나들며 내벽을 벌리고, 민감한 질구 뒤쪽을 문지를 때마다 몸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 아네트가 숨을 헐떡이는 동안, 그녀의 안쪽을 드나드는 손가락이 어느덧 세 개까지 늘어났다.



“흐윽, 흑…….”



잔뜩 달아오른 음부가 탐욕스럽게 손가락들을 삼키며 오물거렸다. 깊이 삽입된 손가락들이 이리저리 내벽을 문지르며 뭔가를 찾는 것 같았다. 그 끝이 어딘가를 스치자, 저도 모르게 달뜬 신음이 흘러나오며 몸이 떨렸다.



아네트의 젖은 눈과 마주친 순간, 라펠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치켜 올라갔다. 그의 손가락이 빠르게 구멍을 쑤시면서 아네트의 약한 부분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곳이 눌릴 때마다 허리가 저절로 흔들리면서 눈앞이 번쩍번쩍했다.



“아! 흐윽! 느낌이 이, 이상해요.”



라펠은 대꾸 없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발기한 클리토리스를 쭉 빨아들였다. 음부를 드나드는 그의 손가락들이 약한 곳을 격렬하게 문지르자, 몸이 멋대로 튕겨 오르면서 절정에 도달했다. 쭉 펴진 발끝이 허공에서 바르르 경련하다 힘없이 침대 위로 떨어졌다.



“하으응…….”



아네트의 젖은 속눈썹 끝에 매달린 눈물이 뚝 떨어졌다. 꽃처럼 붉은 입술을 벌리고 숨을 헐떡이는 그녀는 방금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 얼굴이었다. 넋이 쏙 빠진 그 순진한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알 수 없는 만족감이 들었다.



라펠은 손가락에 묻은 그녀의 애액을 핥으며 고개를 들었다. 꼭 과일처럼 새콤한 맛이 나서 더더욱 입맛이 돌았다. 그의 하반신은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해서 아플 지경이었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그는 저 여자에게 발정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아네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은 라펠이 자신의 성기를 들이밀었다. 그의 늠름한 물건이 아직까지 절정의 여운이 남아 벌름거리는 아네트의 질구에 가 닿았다. 뜨겁고 단단한 귀두의 감촉을 느낀 아네트가 흠칫 놀라 몸을 굳혔다. 그녀는 지나치게 고통스러웠던 첫 파과의 아픔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무, 무서워.’



아네트의 커다란 눈망울이 겁에 질려서 라펠을 올려다보았다. 어차피 이번 생에도 겪을 일이긴 했지만, 막상 닥치니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를 본 라펠이 미간을 찡그리며 한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를 덮었다. 저 여자의 눈은 쓸데없이 마음을 약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큼지막한 그의 손은 아네트의 얼굴을 거의 다 가리다시피 했고, 오직 그녀의 가냘픈 턱과 붉은 입술만이 보였다.



아네트의 시야를 완전히 차단한 라펠이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그의 입술이 탐욕스럽게 혀를 들이밀고 입안을 샅샅이 훑었다. 민감한 입천장을 살살 긁고, 혀끝을 감아 잡아당기는 그의 혀에서 지독하게 음탕한 맛이 났다.



아네트가 키스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그의 물건이 불쑥 머리를 들이밀었다. 한번 절정에 보내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안쪽은 여전히 좁아서 절반 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빌어먹도록 좋았다. 꽉꽉 물면서 조여오는 뜨거운 내벽은 라펠의 이성을 흐물하게 녹여버렸다.



“힘 좀 빼, 아네트. 너무 조이잖아.”



이를 악문 라펠이 그녀를 질책했다. 하지만 아네트는 다리 사이가 쪼개지는 듯한 통증 때문에 도무지 힘을 뺄 자신이 없었다. 그녀가 통증으로 몸을 떨며 입술을 깨물자, 라펠이 못마땅한 듯 혀를 찼다. 그리고 손을 내려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뭉개기 시작했다.



“으으응…….”



둥글게 애무하는 손짓을 따라 익숙한 쾌감이 스물스물 퍼져 나갔다. 고통 때문에 경직되었던 아네트의 몸이 조금이나마 이완되었다. 그 순간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라펠이 성기를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기어이 삽입을 끝마쳤다.